[2005 상하이모터쇼 개막] 최대시장 중국서 무한경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1일 상하이 신국제전람관. 2005 상하이모터쇼가 개막된 이 곳 전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추락하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서방업체로는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절대강자로 군림해오던 터줏대감. 그러나 새롭게 중국 시장을 뚫은 후발주자들에게 밀리면서 중국 폭스바겐은 급기야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폭스바겐이 지난 1·4분기 중국 시장에서 본 영업손실은 약 4억유로(골드만삭스 전망).중국 사업의 부진으로 폭스바겐 본체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고 말 것이라는 전망은 상하이모터쇼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각축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하이 모터쇼는 더 이상 로컬 모터쇼가 아니다.
각국 메이커들이 무한한 수요를 창출할 중국 시장을 겨냥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곳이 바로 상하이 모터쇼다.
수요도 무한하지만 가격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 각 기업들의 출혈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현대자동차.지난 1분기 중국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오는 2010년 중국 내 연간 생산규모 1백만대,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는 중국 최고의 자동차업체로 성장하겠다는 중국 시장 그랜드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이날 중국에서 첫 공개한 신형 쏘나타(NF)는 그 첨병이다.
현대차는 오는 9월 베이징에서 신형 쏘나타 생산에 들어가 '쏘나타 신화'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노재만 베이징현대 사장은 "오는 2010년 쏘나타 판매량을 연 11만대로 확대,베이징현대의 대표 차종으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라며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모델인 '천리마'를 발판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기아자동차는 이날 준중형 승용차 '쎄라토'를 공개했다.
오는 8월까지 연간 13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기아의 장쑤성 제2 중국 공장에서 생산될 모델이다.
쌍용자동차는 '로디우스',GM대우는 '칼로스'를 몰고 각각 중국 시장으로 달려왔다.
폭스바겐 시트로엥 GM 등 중국 시장에 비교적 일찍 진출한 서방 자동차메이커는 한국과 일본 메이커들에 빼앗긴 시장을 재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시회 마케팅'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상하이폭스바겐은 올 하반기 시판할 모델 3개를 전격 공개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폭스바겐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자동차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올해 신형 차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는 최근 상하이 등지에서 벌어진 반일(反日) 시위 속에서도 대규모 부스를 마련,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특히 중형 승용차에서 현대자동차 약진의 기세를 꺾기 위해 '최고 품질,최적 가격'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그동안 외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기술을 흡수해 온 중국 로컬 업체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지리(吉利) 치루이(奇瑞) 허페이(哈飛) 등 업체들은 고유 브랜드 차종을 선보이는 등 부쩍 커진 중국 자동차업계의 실력을 한눈에 보여줬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는 26개국 1천36개사.메이저급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CEO) 30명이 직접 참가했다.
중국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모두 45개의 신형 모델이 공개됐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