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汎) 현대그룹주가 인수·합병(M&A)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한때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하고,현대건설은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표명하면서 M&A시장 안으로 진입했다. 현대이미지퀘스트와 현대오토넷도 M&A계약을 추진하는 등 새 주인을 맞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그룹주,M&A 기대 만발 범 현대그룹주의 주가는 21일 M&A 기대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하이닉스는 이날 채권단이 당초 계획보다 1년8개월 빨리 워크아웃 졸업을 결정,지분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날 LG그룹에서 인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매각 시나리오'까지 돌기도 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보유지분 81% 중 30%를 국내외에 매각하고,나머지 51%는 오는 2007년 말까지 공동 매각할 계획이다. 전날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인수 희망' 의사를 표명한 현대건설도 이날 8.29% 급등했다. 채권단이 지분을 67%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해외 대형 건설업체들도 잇따라 인수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기업인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이날 외국계 펀드인 빅터스캐피털 컨소시엄과 M&A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현대차 컨소시엄이 '입질'하고 있는 현대오토넷도 이날 현대그룹주의 M&A 테마에 합류,1.15% 올랐다. ◆우량 기업 변신이 호재 옛 현대그룹주가 M&A 유망주로 '뜨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과거 부실을 털어내고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호전)에 성공한 덕분이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과거 LG반도체와의 무리한 합병과 반도체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에서 벗어나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알짜 회사로 변신했다. 현대건설도 최근 들어 꾸준히 이익이 늘어나는 데다 대규모 해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해 부활을 알리고 있다. 또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4%,영업이익은 24.2% 늘어나는 등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 ◆성급한 M&A 기대는 금물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접근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로선 심리적 기대감이 강한 데다 M&A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하이닉스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투자비가 워낙 많이 들어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오토넷도 현대차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한 만큼 현대차측 입장에선 인수 작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부에선 고평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창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날 2만2천2백원에 마감된 현대건설에 대해 "기업가치 외에 M&A 재료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