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 내에서 서울공항 개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들이 서울공항 개발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한 데 이어 서울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공공기관의 대거 지방 이전에 따른 수도권의 소외를 달래기 위해서는 서울공항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여론몰이에 나서는 양상이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 의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공항을 이전하는 게 불가피하다면 그 부지 활용방안은 수도권 발전대책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면서 "수도권 발전대책은 공공기관 이전안이 확정되는 5월 말 이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장은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해간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는 것처럼 서울공항이 이전하더라도 인구과밀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첨단 과학기술 단지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 등 여러가지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수도권발전대책위원장인 김한길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상실감이 팽배한 수도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수도권발전대책위의 기본 입장"이라며 "성남 서울공항이 성역은 아니다"고 말해 서울공항 부지도 개발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더라도 인구과밀을 다시 부추기는 형태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거나 하는 일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신도시 등의 개발계획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 △3월8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 검토 가능" △3월10일 김한길 위원장 "서울공항 땅은 신도시나 아파트 건설 등 주거지역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 아니다" △3월11일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당정 간에 서울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 △3월11일 김한길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은 정부 부처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발전을 위해 계속 검토돼야 한다" △4월12일 이해찬 국무총리 "성남시에서 공식 건의했기에 건교부도 공식적인 검토는 해야 할 것" △4월15일 한덕수 경제부총리 "서울공항 부지를 포함,수도권에 쓸 만한 곳이 아직 많이 있다" △4월21일 김한길 위원장 "서울공항이 성역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