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금이 변할 때다] 도요타자동차 상생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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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03년 회계연도(3월말 결산)에 1조1천6백20엔(13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55% 증가한 액수다.이는 GM(제너럴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 빅3의 순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다.10년 이상 장기 불황을 겪었던 일본에서 도요타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도요타가 세계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는 동인은 노사협력이다.도요타의 노사문화는 ‘일체적(一體的) 관계’로 불린다.
‘노사화합’이란 말마저 한단계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제로 도요타에는 지난 54년간 단 한차례도 파업이 없었다.수년간의 눈부신 성장으로 세계 1위 등극을 노리고 있지만 노사는 최근 4년간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수익이 목표 만큼 오르지 않았고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 확보에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데 노사가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물론 도요타 노사관계에서도 한때 위기는 있었다.
1937년 설립된 도요타는 12년만인 1949년 심각한 재정 부실로 도산의 위험에 직면했다.인원 감축만이 회사를 살릴 유일한 방법인 상황에서 경영진은 25% 가량의 인원 감축 단행을 결정했다.이에 반대한 도요타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75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파업 끝에 회사에서 계속 일하게 된 대다수 근로자의 고용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측의 결정을 받아들였다.노조는 고용 안정을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회사가 안정되고 재정적으로 건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 도요타 노사는 소모적 대립에 종지부를 찍고 생산성 향상,근로조건 개선에 나설 것을 선언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로의 전환을 모색했다.노사 양측의 노력과 신뢰가 쌓이면서 1962년에는 ‘노사 공동선언’이 체결됐다.이 선언에는 “기업의 번영과 노동조건의 개선은 ‘차(車)의 두바퀴(兩輪)’”라는 강령이 있다.‘노사일체’를 가능케 한 핵심 개념이다.이후 이 선언은 도요타의 헌법으로 불리며 노사문화의 밑거름이 된다.96년에는 결의문 합의를 통해 노사공동선언의 정신을 받들고 21세기를 향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강동균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