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소프트웨어 시장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는 구글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포천 최신호(5월2일자)가 보도했다. 세계최대 부자인 빌 게이츠가 MS 매출의 10%도 안되는 구글을 제압하기 위해 정면승부를 결심하고 나선 것은 구글이 급성장하는 인터넷 검색시장을 선점한데 이어 MS의 독보적 영역으로 간주됐던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 역시 MS의 핵심 기술자를 영입하는 등 MS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고 있어 치열한 한판승부가 예상된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구글의 영토 확장 구글은 인터넷 검색서비스의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MS의 영역을 파들어 가고 있다. 예컨대 구글의 e메일 서비스인 'G메일'은 MS의 핫메일(2백50메가바이트)보다 훨씬 큰 2기가바이트의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구글은 사진을 쉽게 편집하거나 관리,전송할 수 있는 '피카소'란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다. 구글 블로그를 이용하면 MS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웹페이지를 만들고 문서를 출력할 수 있다. 심지어 MS 직원들조차 구글의 e메일이나 블로그를 적지않게 이용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왕국인 MS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MS의 아성인 컴퓨터 운영체제(OS)시장에서도 구글은 위협적인 존재다. 구글은 최근 컴퓨터의 각종 파일을 검색할 수 있는 '데스크톱 검색 프로그램'을 공짜로 배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MS의 운영체제인 '윈도'의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PC에서 구동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MS의 최대 수익원인 '오피스 프로그램(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까지 구글이 침범해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구글이 검색 업체로만 남아있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하고 있다"며 "구글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경쟁자들 가운데 우리와 가장 유사한 사업을 하는 업체가 될 수 있다"고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기술인력 유출 인력들이 구글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MS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지난 3월에만 MS 직원 1백명이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윈도 책임자 마크 루코브스키도 최근 구글에 합류했다. 구글은 근무시간의 20%를 개인 연구에 사용토록 하고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구축해 놓고 있는 등 '기술자의 천국'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근무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작년말 구글은 워싱턴주 시애틀의 MS 본사에서 불과 8km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마련해 MS를 자극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의 반격 이에 대해 MS도 정면 반격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핵심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최근 1억달러를 들여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했다. 이 검색엔진 홍보를 위해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MS는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이 13%로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MS는 지난 90년대 중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공짜로 '윈도'에 끼워팔아 경쟁제품인 넷스케이프를 몰락시켰지만,구글은 현재 무료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도 쓸 수 없는 처지다. 또 MS가 구글 수준의 검색엔진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구글은 위성사진과 지도를 통해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새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