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 '노바스크'의 독주가 계속될 것인가,한미약품 '아모디핀'이 1위와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 것인가. 중장년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칼슘길항형 고혈압약 시장을 놓고 이들 두 제품이 올 한해 격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스크는 지난 1991년 출시돼 국내서는 1996년 이후 5년째 처방약 부분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빅 슈퍼제품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서 1천3백억원 어치가 팔렸다. 전세계를 통틀어도 지난해 48억달러 어치가 팔려 단일의약품목으로는 판매량 6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모디핀은 지난해 9월 노바스크를 개량해 시장에 선보인 국산 신약(제네릭 의약품)이다.지난해 출시 후 4개월 동안 1백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놀랄 만한 돌풍을 일으켰고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 4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노바스크의 성분명은 '암로디핀 베실레이트',아모디핀은 '암로디핀 캄실레이트'다. 혈압을 낮춰주는 암로디핀 중심성분에 이를 안정화해주는 염(鹽)이 다르게 붙어있는게 차이점이다. 중심성분에 염이 붙는 이유는 제품을 순도높은 결정형으로 약물의 안정성을 높이거나 약물의 생체이용률 개선,수월한 제제화 공정,맛 개선 등을 위한 것이다. 화이자측은 "노바스크는 관상동맥질환 신장질환 당뇨병 협심증 등의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15년간 8백여건에 달하는 장기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혈압강하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은 약물"이라며 "염을 달리한 최근 발매된 유사제품과 비교할수 없는 신뢰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복용 초기부터 혈압강하 효과가 뛰어나 혈압을 목표치로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죽상 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모디핀은 발매된지 얼마 안돼 이렇다할 임상시험 결과는 축적된게 없으나 유효성 안전성 혈압강하효과면에서 노바스크와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의대 신익균 순환기내과 교수가 고혈압환자 95명을 대상으로 10주간 아모디핀과 노바스크를 투여해 비교한 결과 아모디핀의 확장기혈압 강하효과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확장기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뿜어낸 뒤 일정 시간이 지나 심장에 혈액이 되돌아올 때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중년 이후 관상동맥이 경화되기 전의 환자들이 수축기혈압보다 중시해야 할 지표다. 최병철 약사교육연구소장은 "오리지널 제품이 제네릭보다 다양한 연구데이터를 제시하므로 신뢰가 가는 건 당연하다"며 "아모디핀이 노바스크에 필적할 효과를 내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미는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문을 넓히고 있다. 특히 아모디핀의 건강보험수가가 노바스크의 75%에 불과해 보험재정 및 외화지출 절감효과가 있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한미에 이어 종근당도 지난해 애니디핀정(성분명 암로디핀 말레이트)을 내놓고 마케팅에 나서 올해 1백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