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업체들은 요즘 해외에서 밀려드는 수출주문 물량을 만들어내느라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수출증가세를 살리기 위해 러시아 등 신시장에 대한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22일 공작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업계가 해외로부터 제작주문을 받은 공작기계 규모가 1천8백1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1.9% 늘어나면서 분기별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했다.협회는 지난해 9억6천만달러였던 연간 해외 수주규모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작기계는 말그대로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쇠 등의 소재를 가공해 자동차의 각종 부품이나 휴대폰,TV 등을 제작하는 금형을 만들어낸다. 대우종합기계는 올 1분기 공작기계를 제작,수출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7% 늘어난 1천86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유럽 물량은 4백7대로 1백32.5%,미국은 4백28대로 60.2%나 증가했다. 대우기계 안재봉 해외영업1팀 부장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나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연중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예년의 1분기와 달리 올 1분기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여 더욱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대우기계는 해외 주문이 적체되자 지난달 6백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경남 창원공장의 공작기계 월 생산능력을 오는 3분기까지 7백대로 16.7% 늘리기로 했다. 가동률(오전 9시∼오후5시 기준)이 1백40%에 이르는 공장의 설비를 별도로 확충하지 않고 조립공정 기간의 단축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창원공장은 지난해 평균 3개월치의 해외 주문이 쌓였으나 올들어 4개월치로 더 늘어나는 바람에 월 생산능력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대우기계는 밝혔다. 현대?기아차 계열인 위아는 수출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아예 공장을 증설했다. 위아 수출팀 관계자는 "올 1분기 수출물량이 전년동기보다 약 두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창원공장 인근에 있는 오티스LG의 유휴부지를 빌려 지난 연말 월 1백대 생산할 수 있는 공작기계 공장을 추가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아는 내친 김에 인도와 러시아에 현지 사무소도 개설할 예정이다. 인도는 이미 현대차 공장이 진출해 있는데다 러시아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시장이어서 적극 공략키로 했다. 중국 등 다른 해외 지역의 현지법인 갯수 역시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편 올 1분기 공작기계 내수 수주규모는 3천2백71억원으로 지난해 3천2백6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일부 보이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작기계협회는 분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