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상황에 이르렀다"며 "현재 추세를 역전시키지 않으면 미국 경기가 침체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 사상최대 규모인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만큼 의회가 재정지출 감축과 균형 예산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는 9월 마감되는 2005회계연도 미국 재정적자는 4천2백70억달러로 전년(4천1백20억달러)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국가의 장기적인 수요에 부응할 예산 전략을 고안하는 것은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집단 은퇴로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지출 감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 중국의 페그제(고정환율제)가 중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시급히 평가절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대규모 무역흑자로 넘쳐나는 달러를 사면서 위안화를 시중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협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인플레 방지 차원에서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한 통화안정 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하더라도 시장에서 이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금리까지 급격히 올라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