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술 유출을 둘러싼 LG전자와 팬택간 법적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단독 장성원 부장판사는 직장을 팬택으로 옮기면서 휴대전화 관련 기술자료를 빼낸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구속기소된 LG전자 출신 구모 연구원(32)을 최근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22일 밝혔다. 구 연구원이 풀려나 팬택측이 여유를 갖고 변론에 나설수 있는 만큼 판결이 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검찰과 팬택간에 가장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구씨 등 연구원 2명이 LG전자에서 팬택으로 옮기면서 가져갔다는 부트셸(Boot Shell:휴대폰 특정기능의 작동 여부를 테스트하는 프로그램) 파일 등이 과연 영업비밀에 해당하는가 여부다. 부트셸은 범용 소프트웨어이며 그 외 다른 파일도 모두 세미나 자료 등에 불과해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는 게 팬택 측의 입장이다. 검찰은 알려진 기술이라도 회사 비밀로 볼 수 있다는 최근 대법원의 판례에 비춰 구씨 등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 제품 출시에 앞서 테스트해보기 위해 연구원들에게 지급하는 '시험폰'을 반납하지 않는 업계의 관행이 절도나 횡령죄가 되는지도 다른 쟁점. 검찰은 구씨 등이 3종의 LG 시험폰을 몰래 반출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팬택측은 "시험폰을 반환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