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정부.정치권에 '한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잿밥 나누는 기술보다 염불을 바로 하는 문제부터 신경써야 한다."
조국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52)이 국민연금 운용을 놓고 맞서있는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일타를 날렸다.
조 본부장은 4월 현재 1백38조여원에 달하는 거대 연기금 운용을 맡은 최고 책임자. 22일 한나라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국민연금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그는 "정부와 정치권의 연금 논의가 본령과 동떨어져 있고 연금의 운명보다 '정치적' 시각에서 재단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정치권에서 지배구조나 자산운용 방향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산을 운용하려면 자산의 생성에서부터 소멸 과정을 살핀 뒤 자산의 목적에 따라 운용해야 한다"며 "고령화가 급진전되는 상황 속에서 연금운용 계획을 짜려면 30년 이상의 만기구조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텐데 기금 향배를 좌우할 연금제도 틀이 안개속인 마당에 무슨 장기 디자인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연금에 대한 철학부터 세우고 기금운용본부든 투자공사든 거대기금을 맡아 운용하는 집단이 더 전문적으로 철저히 연금의 목적과 이익에 맞춰 운용하도록 하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연금의 관리?운용을 독립 투자전문회사가 맡도록 한 한나라당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관련,"투자전문회사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한나라당 개정안은 투자전문회사가 동일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만큼 굳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혜수.양준영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