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등 비즈니스 영어 관련 시험에서 초등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업무 등에 필요한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인 토익의 경우 비즈니스와 관련된 지문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이나 직장인들도 고득점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조기영어교육 붐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한국토익위원회는 지난해 토익을 치른 초등학생은 모두 1천4백57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63명이 8백점 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9백점 이상을 맞은 초등학생도 11명이나 됐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10여년 간 영어를 공부한 성인들도 8백점 이상을 따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토익위원회의 평가다. 최근에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은 학생까지 나왔다. 서울 압구정초등학교 6학년인 정동우군(11)은 지난 2월 말 치른 토익에서 9백85점(만점 9백90점)을 얻었다. 정군은 만 6세이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치른 토익에서 4백50점을 받은 뒤 여러 차례 토익을 봤으며 최근에는 9백점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익 고득점자들은 어려서부터 영어와 친해지고 다양한 독서를 하면 어린 나이에도 충분히 고득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군의 어머니 유은숙씨는 정군의 공부 비결에 대해 "만 2살 이후부터 혼자 영어책과 영문 백과사전을 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군과 같은 토익영재들이 많이 나오는 배경에는'조기 영어학습 붐'이 있었다는게 영어교육 업계의 평가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인 YBM ECC 관계자는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급증하면서 토익이나 토플에서 성인 못지 않은 성적을 내는 영어영재도 많이 발굴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부터 토익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02년 5백75명에 불과했던 초등학생 응시자는 2003년 1천1백37명으로,지난해에는 1천4백57명으로 늘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