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난해 11월 '오일게이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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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해 11월 초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고 내부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정원도 이 사실을 11월에 이미 알고 있었으며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파장이 청와대와 국정원 등 권력핵심 기관으로까지 확산되는 등 '오일게이트'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제 도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지난해 11월 초 정부기관의 정보보고를 통해 철도청이 유전개발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이 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를 받은 국정상황실은 11월 중순까지 경위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석유공사와 ㈜SK에 문의를 했다.
문의 내용은 주로 이 건의 사업타당성이 있는지였으며 석유공사와 SK 양쪽 모두에서 "사업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포기했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당시 국정상황실 실무자가 왕영용 철도공사 본부장으로부터 '이 건이 하자가 있어 계약을 무효화,포기하겠다'는 확인을 받고 국정상황실 자체로 (조사를) 종결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당시 박남춘 국정상황실장(현 인사제도비서관)까지만 보고가 올라가 이런 결론이 났으며,노무현 대통령과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이 사건이 보고된 것은 최근 언론보도 이후"라고 주장했다.
고영구 국정원장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러시아 유전사업에 대해'매우 중립적인 내용'의 보고서가 당시 (나에게) 올라왔다"고 답변했다고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전했다.
고 원장은 "계약금 70억원에 전체 사업비 7백억원 정도의 유전사업을 철도청이 하고 있는데 잔금을 못구해 애로 사항이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고 말했다고 권 의원은 설명했다.
고 원장은 당시 이 보고서를 접하고 특별한 조치는 안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원장은 이 보고서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등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대해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아무도 거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이날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청와대 민정,사회문화수석실에서 지난해 10월 초에서 12월 말께 철도공사,석유공사,SK 유전개발 담당자에게 유전사업에 대해 문의한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허원순·양준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