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식민지배 통절한 반성" ‥ 23일 중ㆍ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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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과거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의 심정'을 표명했던 지난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담화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1955년 아시아·아프리카 첫 정상회의(반둥회의)에서 밝힌대로 평화 국가로서 역내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고이즈미 총리 발언은 이전 담화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1991년 가이후 도시키 당시 총리가 싱가포르에서 '포괄적인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이후 14년만에 일본 총리가 해외에서 제국주의 침략에 대해 사과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반성 언급에 대해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과 한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대일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않은 채 이전 정부의 발언을 재인용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중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되 일본내 강경 보수파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아침에도 일본에서는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일본 국회의원 모임'소속 국회의원 80명이 춘계 대제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중국은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양국간 긴장이 해소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오는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확대 개편 때 상임이사국이 되기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는 한편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를 향후 3년 간 두배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