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 증시는 롤러코스트를 탔다. 주초반 인플레 우려 소식으로 1만선 언저리까지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21일 일부 기업의 수익 급증으로 하루 2백포인트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2일에는 다시 하락, 한주내내 등락을 거듭했다. 21일의 폭등덕에 다우는 한주간 0.7% 오른 10,157.71 , 나스닥은 1.26% 상승한 1,932.19 로 마감했다.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의 수익 급증이 주가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의 1분기 수익은 인터넷 광고 급증으로 5배나 늘었다. 이같은 실적 호전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시장은 크게 빠질 뻔했다. 특히 주 초반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물가상승률은 0.6%로 미국 경제가 인플레에 발목이 잡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만했다. 일부에선 정책적으로 탈출하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 (경기침체속의 물가상승) 에 빠질지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 우려를 잠재운 게 구글 같은 기업들의 수익 호전이었다. 하지만 22일 소매회사들의 수익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다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호울세일은 8월28일 끝나는 이번 회계년도 수익이 유가상승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에 못미칠 것이라고 발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스트만 코닥도 1분기 손실을 냈다고 밝혀 부담을 가중시켰다. 주가가 기업 수익 동향에 따라 시소를 타는 불안한 모습이었다. 흔들리는 증시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북한 핵이었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으며 중국측에 평양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줄 것을 은밀히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 제한적인 박스권에서 몸부림치던 시장을 주저앉혔다.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은 이날 한 미국 관리를 인용, 미국 정부가 전날 중국에 외교적 경로를 통해 이같은 긴급 사항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북한의 언행에 비추어 볼 때 핵실험이 준비되고 있을 수도 있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실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돼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빌 그로엔벨드 브이파이낸스 투자 거래담당은 "시장은 21일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취약하다"며 "어떤 나쁜 뉴스에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핵처럼 일시적 충격을 주는 사건이 사라지고 기업 수익이 좋아진다면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28일 발표되는 1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최대 관심사다. 연율 3.6%로 추정되고 있다. 3월 내구재 수주동향도 나온다. 이런 지표들을 통해 미국 경기가 호조속의 일시적 부진양상인 '소프트 패치'에서 벗어난 것인지, 인플레 압력은 어느 정도인지, 유가상승으로 소비가 얼마나 타격을 받고 있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