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교착상태에 빠진 당국자 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의견접근을 이뤘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이후 1년 가까이 중단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중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에는 북핵문제등 해결되야 할 사안이 너무 많다"면서 "빠르면 올 하반기에 이뤄질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면담을 갖고 남북 당국자 회담의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 총리급 이상의 남북한 고위 인사간 면담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따른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면담에서 올해가 광복 60주년이며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화해와 협력의 6·15 공동선언 정신을 되살려 당국간 회담 등에 임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이 총리는 "현재 일본에 있는 북관대첩비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남북 당국자 회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한 남북 당국자회담을 추진하자는 데 동의했다. 북핵 6자회담 문제와 관련,이 총리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푸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제안했으며 김 위원장은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것이 필요하며 환경이 성숙되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오전 11시40분 시작돼 예정보다 20분 이상을 넘겨 4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이 총리는 면담 후 "예상했던 것 중 가장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일단 남북 최고위급 인사들이 회담 필요성에 공감한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중단된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당국간 대화재개가 곧바로 성사될지에 대해 다소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측의 유화 제스처는 우선 시급한 비료 문제 등 남측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대외적으로는 6자회담 경색으로 장기간 고립된 상황을 열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당국자 회담의 진행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기·김인식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