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입장권일 뿐이다. 살아남아 성공하고 싶다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금도 선명하다. '아이아코카'(황소자리)를 읽으며 풋내 나고 치기어린 젊은 날을 부끄럽게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이아코카는 세계 젊은이들의 역할 모델이자 '멘토(mento·스승)'였다. 그는 단지 '자유'라는 입장권만을 손에 쥐고 정상을 향해 내달렸다. 1978년 그가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크라이슬러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밖에서는 석유파동,달러 위기,사양길에 접어든 제조업이라는 거친 파도가 때렸고 안에서는 방만한 조직,고질적인 사내분규,막대한 재고와 부채가 위협했다. 포드 시절 1백만달러 연봉을 받던 아이아코카는 "연봉 1달러만 받겠소"라고 선언한다. 그가 '균등희생'이라는 대원칙을 자신에게 먼저 적용했을 때 크라이슬러는 협력업체,거래은행,국민들로부터 무엇보다 중요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정부 보증 대출'을 요구했다. 자신을 죄인처럼 다루는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도 자신이 '50만명의 크라이슬러 식구'들을 대신해 그 자리에 섰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내가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으로 서울에 온 지 6년,그동안 한국에서 무수히 많은 아이아코카를 만나왔다. '한강의 기적' '세계 9위의 경제대국'은 바로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쓴 역사다. 그렇지만 지금 이 땅에는 우리의 삶이 '숱한 역경과 가능성으로 교직된 아름다운 그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바로 그들에게 우리의 젊은 날을 환하게 밝혀주었던 아이아코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고 망설이기보다는 지금 자신이 절실히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가 몇 갑절 소중한 법이다. 이 책 '아이아코카'는 두렵고 험난하지만 가치 있는 자기 삶을 개척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젊은 날 위기 앞에서 그가 외던 말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지난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지? 작년에 한 걱정은? 거 봐,기억 안 나지? 당장은 큰일이라도 난 것 같겠지만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닌 거야. 우리 잊어버리자. 내일을 향해 달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