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족] "서점은 마음의 휴식처"‥원주 북새통 안정한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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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둘러싸여 지내는 직업이니 참 편하고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서점 경영에도 어려운 점은 많다.
그러나 어려움보다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많고 수많은 상품 중에서도 마음의 양식이라는 책을 매개로 하여 여러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직업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은 원주시 단구동에 있는 원주 북새통 서점이다.
작은 동네라 이제는 한 식구처럼 되어 버린 단골도 많은데,그분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와 몇 시간씩 책을 고르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책을 많이 갖춰놔서 올 때마다 참 좋아요"라는 인사를 듣는 것은 우리 서점 식구들의 크나큰 즐거움이다.
그런 즐거움을 더 많이 누리기 위해 우리는 고객이 부탁한 한 권의 희귀 절판 도서를 구하고자 수없이 말품과 발품을 파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믿음은 언제나 작은 마음에서 싹튼다.
한 번은 우리 서점에 처음 오신 손님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에 난처해 하는 걸 보고 우산을 빌려드렸다.
다음날 손님은 빵 한 봉지와 함께 우산을 돌려주러 먼 길을 찾아오셨다.
신학기 무렵 책을 사고 돈이 모자라 쩔쩔매던 학생들은 다음날 나머지 돈을 가져오겠다고 한 약속을 어김없이 지킨다.
서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지역 사회의 문화공간이다.
아파트 부녀회장께서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 "우리 동네 아이들에게 이렇게 책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치하해 주셨을 때 그 사실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언제나 찾아가 머물고 싶은 곳,그곳이 있어서 반갑고 흐뭇한 곳,고객에게 언제나 그런 장소일 수만 있다면 그 서점이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점에 근무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 중에서 장사에 대해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장사는 내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을 위해 내가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