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신화'의 전문가이면서 소설가·번역가로 활동중인 이윤기(58)씨가 역시 번역가인 딸 다희(26)씨와 함께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에 도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씨 부녀는 첫 작품으로 최근 '겨울 이야기'(달궁)를 내놓았다. 이들은 오는 6월 '한 여름밤의 꿈'에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햄릿''리어왕'등을 잇따라 출간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오는 '겨울 이야기'의 특징은 무엇보다 '읽히는 셰익스피어'라는 컨셉트에 맞춰 최대한 쉽게 번역했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 원문은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고대 영어 운문으로 씌어져 읽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 이 때문에 옥스포드판 등 셰익스피어 판본들을 보면 각주가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번 이씨 부녀의 번역본은 각주를 줄여 가독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산뜻한 삽화와 올컬러 인쇄를 통해 최대한 셰익스피어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몄다. 이씨는 앞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37편과 시,소네트등을 합쳐 모두 40여권을 번역할 계획이다. 이씨는 "나는 셰익스피어를 호메로스부터 오비디우스·베르길리우스 같은 신화작가들,소포클레스·아이스킬로스같은 그리스 비극작가들,헤로도투스 같은 역사가들로부터 흘러온 길고 깊은 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셰익스피어를 읽는 일은 곧 그 강으로 풍덩 뛰어드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