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타마호리 감독의 첩보액션 '트리플엑스2-넥스트레벨'은 첩보영화의 일반적 패턴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품격을 갖추지 못한 탈옥수가 대통령과 국가를 위기로부터 구출해 내는 구성 때문이다.


'007 어나더데이'를 연출했던 타마호리 감독은 제임스 본드와 전혀 다른 성격의 첩보원을 그럴듯하게 창조했다.


주인공 다리우스 스톤(아이스 큐브)은 지휘와 명령계통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정의를 수행하는 '현대의 카우보이'다.


우리 이웃같은 허수룩한 용모와 거친 입담을 지닌 첩보원뿐 아니라 음악도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다.


주인공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음악은 힙합이며,고관대작들의 파티에서도 팝페라(팝과 오페라를 섞은 음악)가 울려 퍼진다.


영화는 숨돌릴 틈 없는 액션으로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전형적인 액션오락물 양식을 띤다.


미국 첩보국의 비밀기지가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은 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국장 기븐스(사무엘 잭슨)가 복역 중인 옛부하 스톤을 감옥에서 탈출시킨다.


범인은 조직의 내부에 존재하며 하급장교인 스톤이 우국충정을 강조하는 상급지휘관을 응징하게 된다.


이같은 구성은 보수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에 대한 경고로도 읽혀진다.


국가 안위는 홀대받는 아웃사이더들에 의해 이룩될 것이란 암시도 곁들여져 있다.


이 영화에서 대통령은 인의장막에 둘러싸여 있고 대통령을 에워싼 주변인들은 모두 역모에 가담하거나 방관하는 존재들로 묘사된다.


반면 억울한 옥살이를 한 스톤은 국가와 상관에 대해 적개심으로 가득하지만 국가의 위기앞에서는 개인적인 감정을 접는 것이다.


아이스 큐브가 맡은 2대 트리플엑스의 주인공은 전편의 빈디젤이 맡은 주역에 비해 근육이 적고 익스트림스포츠 보다는 기계를 잘 다룬다.


장갑차로 싸우는 실내전투와 초고속 스포츠카 액션 등은 흥미롭다.


29일 개봉,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