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보호주의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다.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사진)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산 섬유류 및 의류 제품에 대해 미국과 EU가 수입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수파차이 총장과 인터뷰를 갖고 25일 이같이 보도했다. 수파차이 총장의 발언은 지난 23일 중국산 섬유류 및 의류 제품 9개 품목에 대해 수입조사에 나서겠다고 유럽무역위원회의 피터 만델슨 집행위원이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EU 25개국 섬유관련 생산업체들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만명의 근로자들이 실직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자국 정부에 보호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2~3개월 내에 중국산 섬유류 및 의류 제품 수입에 제재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미 일부 품목에 수입제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수입제한 품목 확대를 검토 중이다. 올해부터 섬유수출 쿼터가 풀리면서 중국산 섬유제품은 미국과 EU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그러나 수파차이 총장은 "쿼터가 해제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과 EU업체들의 산업피해가 확실치 않다"며 "미국과 EU 섬유업체들은 대비책도 없이 불평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