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의 대만 투자 비중 2차 상향조정이 내달말로 성큼 다가오면서 외국인의 매매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MSCI의 대만 증시 2차 조정은 국내 증시에서 4월초부터 6월중순까지 적게는 1조원,많게는 2조원의 외국인 순매도를 불러올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외국인이 4월 중순이후 오히려 대만 증시는 팔고,한국증시는 소폭 매수하고 있어 큰 악재는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MSCI지수 대만 비중 조정으로 우량주가 급락할 경우 저점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대건설 등 MSCI 지수에 추가 편입될 가능성이 큰 종목에 주목하는 게 좋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상과 정반대인 외국인 매매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MSCI지수를 벤치마크(투자잣대)로 삼고 있는 신흥시장(이머징마켓) 및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관련 펀드 규모는 1천1백50억달러(약 1백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MSCI지수의 대만비중이 확대되면 이들 펀드는 대만 주식을 사는 한편 한국 등 여타 아시아 증시는 매도할 것으로 예견돼 왔다. 실제 대만비중이 1차로 상향조정됐던 작년 11월 말 전후 외국인은 두달(10월8일~12월15일) 동안 우리나라에서 3조5천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대만 증시에서는 38억달러(약 3조8천억원)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4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매는 그때와는 정반대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9일 연속 대만 주식을 팔면서 총 1조1천6백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4백억원을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5월에 외국인 매도 집중될 수도 이를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지만 외국인이 MSCI 지수 조정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조정을 본격화하지 않고 있어 5월 이후 그 영향이 증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김무경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의 1분기 실적 부진으로 2분기 IT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IT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가 우리보다 더 타격을 받고 있을 뿐 MSCI 비중 조절에 따른 외국인 매매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5월 이후 집중되면서 최대 1조원의 외국인 순매도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기봉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특히 벤치마크 지수를 쫓아가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는 MSCI지수의 대만비중 조절에 따라 반드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것"이라며 "5월 이후 1조원 이상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경우 삼성전자 POSCO 한국전력 국민은행 SK텔레콤 등이 포함된 66개 대형 우량주는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다만 3분기 이후 국내 기업실적이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매도로 급락할 경우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지수는 어디까지나 벤치마크로 대만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전망이 더 좋을 경우 외국인이 굳이 5월 말까지 일시에 우리 주식을 팔아 대만 주식을 채워넣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 매도 기회를 엿보면서 6월,7월까지 긴 호흡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어 5월 이후 증시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만비중 조정과 비슷한 시기에 일부 국내 주식들이 MSCI지수에 추가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이들 후보군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기봉 연구위원은 "현대건설 동국제강 현대미포조선 등이 MSCI 지수에 추가 편입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