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승무원처럼 고객 모셔라' ‥ 은행 고객만족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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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눈이 마주치면 정중한 자세로 머리를 30% 각도로 숙이며 인사한다."
항공사나 백화점 직원의 고객 응대 요령이 아니다.
국민은행이 최근 직원들에게 배포한 고객만족(CS) 매뉴얼의 한 대목이다.
이 은행 지점 직원들은 하루 일과를 인사연습으로 시작한다.
영업시간이 끝난 오후에는 30분~1시간가량 CS마인드를 체화하기 위한 토론과 가상연습을 한다.
"창구 서비스야말로 고객만족의 출발점인 동시에 은행 경쟁의 중요한 무기라는 인식에 따른 것"(전영희 국민은행 고객만족팀장)이라는 설명이다.
요즘 시중은행들은 이처럼 금리 경쟁 외에 'CS 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금리 경쟁은 어차피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객서비스 꼴찌 은행으로 평가받은 것이 자극제가 됐다.
그 불명예를 씻기 위해 지난 18일 '전행적인 민원대응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 불만 사항을 24시간 내에 해결하는 스피드 고객감동24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고객만족팀장이 주관했던 민원조정협의회를 은행장 주관으로 격상해 월 1회 개최키로 한 것.
또 창구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1천1백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매달 모니터링 평가를 실시,지점별로 순위를 발표키로 했다.
50명의 전문 모니터링 요원이 손님으로 가장해 전국 지점을 돌면서 영업점별 창구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다양한 제도와 인센티브를 통해 CS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부터 고객 불만을 영업점장 책임 아래 24시간 내에 해결하도록 하는 '고객 Care 24'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어 이달 초부터는 행내 온라인 매체를 통해 주 1회 CS 관련 애니메이션이나 CS 우수 사례를 담은 동영상을 상영해 전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CS컨설팅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굿모닝! CS Basic''CS 119'를 개설,현장 교육을 통해 서비스 질을 제고하고 있다.
특히 아침시간에는 CS체조인 '스마일! 차차차'라는 프로그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나은행은 '하나CS리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객 응대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CS리더로 선발해 다른 직원들에게 고객 응대 요령을 지도하게끔 하는 제도다.
기업은행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고객 불만 '제로데이(zero-day)'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월 두 차례 인터넷 엽서 전화 등을 통해 고객의 불만 접수가 없는 영업점을 골라 포상함으로써 영업점 간의 CS 경쟁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