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국제외환시장 급변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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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換率)이 7년반만에 이틀 연속 9백원대에서 움직이는 등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올들어 급격한 환율하락(원화평가절상)으로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환율하락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장 또한 클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세자릿수 환율시대가 굳어질 경우 당분간 수출은 물론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환율하락이 국내경제요인이 아니라 미국의 중국 위안화 절상(切上) 압력 등 국제외환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중국 금융당국이 그동안 부인으로 일관해오던 위안화 절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더구나 중국 정부의 정책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어제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을 건의하고 나서는 등 중국의 환율과 금리정책은 조만간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의 외환ㆍ금융정책 변화는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중국이 최대 수출국인 우리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임이 분명하다.
결국 중국 위안화 절상이나 금리인상 등에 따라 새롭게 정립될 국제 금융질서에 대응하는 대비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예고됐던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이미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보복관세(報復關稅)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압력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물론 중국이 쉽사리 변동환율제로 이행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자본시장 개방 등 검토해야 할 과제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마냥 버티기만 할수는 없는 것이 지금의 처지라고 본다면 앞으로 중국의 정책변화가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않을 것이란 점에서 우리도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제 현실로 다가온 환율 세자릿수 시대에 맞는 정책의 구사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들은 환율변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원화절상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경제도약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다만 코앞에 닥친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실종되지 않도록 정책차원의 강력한 단기처방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