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니커,마니 커질 듯''
하나로텔레콤,하나밖에 안 하려나.'
26일 증권가에 웃음을 몰고온 기업분석 보고서의 제목들이다.
한양증권이 내놓은 '마니 커질 듯'은 마니커의 밝은 성장전망을 한마디로 잘 압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날 아침부터 증권맨들의 통신망(메신저)을 타고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또 하나로텔레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던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하고 초고속인터넷에 집중키로 한 데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하나로,하나밖에 안 하려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리포트는 회사의 장기 비전이 불투명해진 데 대한 안타까움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튀는 제목은 최근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분석 보고서가 쏟아져 '제목 플레이'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STX엔진에 대해 TV 인기 사극에서 힌트를 얻어 '제2의 장보고를 꿈꾸며'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그러자 며칠 뒤 동원증권은 ADP엔지니어링 보고서에 '불멸의 ADP'라는 제목으로 맞불을 놓았다.
주식 투자자와 TV사극의 주시청자가 모두 30,40대 남성이라는 점에 착안한 '맞춤' 제목인 셈이다.
유행어도 보고서를 돋보이게 하고 싶은 애널리스트들에게는 좋은 사냥 거리다.
CJ투자증권은 신규 카지노 확충 문제로 단기적인 어려움에 처한
파라다이스에 대해 인기 CF를 활용해 '지금은 2% 부족한 시기'라는 제목을 붙여 눈길을 끌었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