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만 좇다간 중국발 '딥임팩트'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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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한국 기업의 중국 이전으로 인한 산업공동화,중국 경제의 변동에 따른 국내 증시 타격 등의 쇼크입니다.그러나 10년 후 우리 기업이 떠난 국내 산업을 중국 기업이 차지한다면 이는 쇼크의 차원을 벗어난 '딥 임팩트(deep impact)'가 될 것입니다."
KOTRA 중국 본부(상하이)의 박한진 차장(42)은 10년 후 중국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딥 임팩트'로 표현한다.
중국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우리 안방을 모두 내 주는 '깊은 충격'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박 차장은 중국의 변화를 예리하게 추적하고 있는 KOTRA 내 최고의 중국통."지난 82년 대학(외국어대 중국어과) 입학 이후 20년 넘게 중국 관련 정보를 스크랩해 왔다"는 그의 말에서 중국 연구의 '내공'을 느낀다.
그는 최근 중국의 거시경제와 산업 흐름을 밀도 있게 서술한 '10년 후, 중국'(해냄)을 펴내기도 했다.
박 차장이 그리는 10년 후 중국의 모습은 '국제규칙의 제정자'다.
그는 "국제 룰을 받아들이고 힘겹게 지키는 지금과는 달리 10년 후 중국은 국제 질서와 규칙을 만들어 나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는 경제가 뒷받침하기에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중국은 물론 빈부격차,투자 과열 및 이에 따른 공급과잉,에너지 부족 등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그러나 이전에도 그랬듯,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동력을 찾고 발전을 지속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는 "정부나 기업 개인 모두 중국의 표면 현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 전략의 틀 속에서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중국의 장기 발전 방향을 꿰뚫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는 이유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예로 든다.
"우리 기업은 지금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위안화 평가절상에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보다 멀리 봐야 합니다.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런민비(人民幣) 국제통화 움직임에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을 짜야 합니다."
박 차장은 '그런 한편으로는 중국을 쪼개고 또 쪼개라'라고 강조한다.
넓은 중국 시장을 가급적 세분화해 그곳에서 기회를 찾는 미시적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전략적 시각으로 중국을 관찰하되 중국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틀을 형성해 놓는 것,그것이 바로 10년 후 '딥 임팩트'를 막는 길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