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요즘 잘 나간다. 종합주가지수는 26일 현재 944로 지난 8일(988) 이후 4.4% 하락했으나 한전은 거꾸로 2만6천6백원에서 9.9%나 올랐다. 외국인도 지난 11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사들이는 중이다. 26일에는 2만9천2백50원으로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고가에 오르면서 '만년 왕따'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전의 강세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다. 한전은 연평균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영업이익이 1.49% 늘어난다. 또 29억6천만달러에 달하는 외화차입금에 대한 환산이익이 발생한다.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간 원·달러 환율이 1백50원 이상 떨어지면서 약 7천4백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율 하락의 최대 수혜주인 셈이다. 사실 작년 영업환경은 극히 비우호적이었다. 유가 LNG(액화천연가스) 석탄 등 발전원료 가격이 모조리 급등하면서 한전뿐 아니라 발전자회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발전자회사의 손실분을 보전해주기 위해 1천3억원어치의 전력을 추가로 구매하는 등 일회성 비용지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환율 하락이라는 뜻하지 않은 '우군'을 만나 이 같은 손실을 메울 수 있었다.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환율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환율이 계속 하락추세를 보일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급격한 상승도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한전의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동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약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호전뿐 아니라 배당금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배당금은 주당 1천1백50원으로 전년보다 9.5% 높아졌다. 올해는 주당 1천2백50원선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 전력산업 구조개편안이 미뤄져 현재의 구조가 앞으로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동발전 등 우량자회사를 계속 거느리게 됐다. 동원증권 윤희도 연구위원은 "대세상승기에 소외됐었지만 시장에서 진가를 서서히 알아가고 있어 중장기 투자종목으로 매우 유망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