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환경과 화학‥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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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식 < 삼성토탈 사장 hs.ko@samsung.com >
일반적으로 화학공장은 근무환경이 열악할 것으로 생각한다.또 화학산업을 위험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하지만 화학산업은 어느 업종 보다 근무환경이 쾌적하고 안전하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화학공장 내에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해 인근 주민들과 직원 가족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환경친화 경영에 힘쓰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도로 교통사고보다 비행기 사고에 의한 인명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1만분의 1로,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에 비해서 2백배나 높다.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는 아무렇지도 않게 타면서 비행기를 탈 때면 불안감을 느낀다.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석유화학업종의 재해율은 자동차, 선박 등 다른 중화학산업에 비해 매우 낮다.실제로 필자의 회사는 최근 수년간 무재해를 기록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인간의 현대문명 생활에 필수적인 의식주를 제공하고 있다.식량증산을 위한 비료나 농약이 화학에서 나오고 의복 소재의 대부분이 합성섬유다.주택건설에는 시멘트 창호 욕조 등 많은 화학 건자재들이 쓰임새를 넓혀 가고 있다. 연관산업으로의 확산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무궁 무진한 업종이 바로 화학산업이다. 바이오제품은 모두 화학영역이며, 세상을 바꾼 아스피린 같은 의약품을 비롯해 섬유 플라스틱 등은 직접적인 화학산업이다.
ITㆍ전자산업도 화학소재의 뒷받침 없이는 첨단화가 어렵다.고부가가치 박막액정디스플레이(TFT-LCD)도 대부분이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다. 자동차 우주항공도 화학산업을 통해 이뤄진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영역을 개척하거나 신소재를 개발할 때 그 출발선상에는 언제나 기초화학소재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미 선진국들은 지금도 화학산업을 통해 기술과 경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우리 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통해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초소재산업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 나라 화학산업은 세계 5위 수준이다. 우리 나라가 화학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화학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업계는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공해산업이자 3D업종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또 정부와 국민은 소재산업 육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