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금이 변할 때다] (8) 투쟁만능 강경좌파 1%가 99%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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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연대를 고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노동운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동포 간담회에서 대기업노동자들의 집단이기주의적 노동운동을 비난한 말이다.그 이후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노동운동' 세력은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민주노총 집행부에서도 투쟁중심의 노동운동을 하는 좌파세력과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강성노조의 파워가 세면 셀수록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만의 노동운동'세력은 얼마나 되고,어떤 파워를 가졌길래 노동계 내부로부터도 기피의 대상이 될까.
우선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노동조합원수가 몇명이나 되는지부터 따져 보자.우리나라 임금근로자수는 지난해말 현재 1천4백62만여명이다.
이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수는 한국노총 83만1천여명,민주노총 67만3천여명,상급단체 미가입 4만4천여명 등 모두 1백55만여명으로 노조 조직률은 11%다.
임금근로자 10명당 1명꼴로 노동조합에 가입한 셈이다.
이는 한국의 노동운동이 근로자 전체가 아닌 소수만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화 선언 이후 노동조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노조조직률이 89년 19.8%까지 상승했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2003년말 11.0%까지 떨어진 상태다.
여기서 다시 파업을 주도하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비율을 계산해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4.3%에 불과하다.
또다시 범위를 좁혀 민주노총 내 조합원 가운데 투쟁만능주의에 물든 강경세력을 추산하면 파업주도세력이 어느 정도 될지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 내에는 온건파인 국민파,중도파인 중앙파,좌파인 현장파 등 3개 계파가 있다.
3개 계파의 세력분포는 국민파 50%,중앙파 30%,현장파 2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때만 해도 40:40:20이었으나 올들어 대의원들의 폭력사태 등을 겪으면서 대화를 추구하는 국민파의 세력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장의 흐름을 감안하면 파업주도세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계산이 나온다.
강경파인 현장파에서 파업을 제일 많이 하고 국민파와 중앙파에서 일부 가세한다고 볼 때 그들만의 운동세력은 30%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파업에 참가한 국내 노동자수는 18만4천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 1.2%에 불과했다.
임금근로자 1백명 중 1명꼴로 파업을 벌인 셈이다.
1%의 근로자가 99%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는 1백명 중 1명꼴에 불과하고 나머지 99명은 임금을 적게 주면 주는 대로,노동기본권이 침해되면 되는 대로 쥐죽은 듯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국내 사업장 가운데 투쟁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만큼 경영환경이 괜찮은 곳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회사는 영세해 노동조합설립조차도 '사치'로 여겨질 정도로 열악하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