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5~10곳 M&A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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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인수합병(M&A)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이미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몇몇 대형사가 새 주인을 찾은 데 이어 최근 들어선 M&A 바람이 중소형사로 확산되고 있다.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는 대한투자 브릿지 SK 세종 KGI 등 5곳에 불과하지만 잠재 매물까지 포함하면 10군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투자증권은 조만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하나은행간 매각협상이 마무리돼 하나은행으로 넘어갈 예정이며,SK증권도 대주주인 SK네트웍스와 채권단 약속에 따라 매각 작업이 진행중이다.브릿지증권은 리딩투자증권에 매각키로 계약까지 맺은 후 금감위 승인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세종증권 KGI증권도 대주주 지분 매각이 추진 중이며,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 인수도 저울질 하고 있다.
현재 외부로는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몇몇 중소형 증권사들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자산운용(투신)업계도 M&A가 활발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모회사인 한투증권이 동원증권에 매각됨에 따라 조만간 동원투신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운용도 대투증권과 함께 하나은행쪽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SK투신을 인수했으며,랜드마크투신은 외환코메르쯔투신을 사들였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탁자산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운용사 중 상당수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외국계 대형사들도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어 운용업계도 M&A를 통한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문제는 증권사들의 경우 최근 인수합병이 끝난 대형사 몇곳을 제외하고는 실제 M&A가 성사된 사례는 드물다는 점이다.
최근 매물로 나온 중소형사들의 경우 특히 그렇다.
SK증권의 경우 작년부터 서울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과 매각협상이 진행됐으나 가격조건 등이 맞지 않아 번번이 무산됐다.
세종 KGI증권 등도 농협 등으로부터 인수의사를 타진받은 상태이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는 무엇보다 증권업계 구조재편을 주도할 만한 주체가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현 증권시장 구조로는 44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절반정도는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컨설팅기관들의 결론"이라며 "그러나 업계 자율에 맡겨서는 M&A 등을 통한 자연스런 구조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서 M&A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메리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매물은 나오지만 적극적으로 사겠다는 쪽이 없는 것도 M&A가 성사되지 않는 요인이다.
증권사간 M&A가 이뤄져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직 증권사를 소유하지 못한 곳이나,대형화를 꿈꾸는 소형 증권사가 매수 주체로 나서고 있지만 업계를 재편하기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