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관행적으로 외부 채권추심 직원들과 용역계약을 맺어온 것이 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이 내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은행 신용카드 보험 캐피털은 물론 채권추심회사들도 용역 직원을 쓸 수 없게 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5일 롯데캐피탈과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채권추심을 대행해온 추심용역 계약직원 등 41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41명 중 16명은 30만~2백만원의 벌금을,나머지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채권추심업무를 하려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거나,허가받은 기관에 소속돼 있어야 하는데 이들의 경우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캐피탈은 문제가 된 추심 직원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채권추심 인원을 대폭 줄여 외부 신용정보사에 위탁하는 등 사후 처리에 나섰지만 법적 대응은 고려치 않고 있다. 금융사들이 채권추심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도급제로 별도 계약을 맺는 이유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용역 직원은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기 때문에 퇴직금 및 4대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대부분 금융회사들은 채권추심 직원 중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용역직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채권추심회사중 상당수도 용역 직원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22개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1만8천명 중 절반 이상은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채권추심 업무를 위해 정식 계약을 맺은 직원을 채용할 경우 약 1천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