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여성고용률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기업에 대해 고용확대계획 제출을 강요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특히 업종별로 구체적인 여성고용비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관련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어서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부는 여성고용 확대와 차별 개선을 위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Affirmative Action)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27일 입법예고했다. 노동부는 개정안을 6월 국회에 제출한 뒤 통과될 경우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기업과 일정 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기업은 매년 직급별 남녀 근로자 현황을 노동부에 보고해야 한다. 노동부는 시행령상에 종업원이 1천명 이상인 약 4백개 기업을 적용대상으로 명시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30% 여성의무고용률을 적용하고 있지만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경우 아무런 기준이 없어 여성고용비율이 저조하다"며 입법배경을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과 1천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기업 여성고용비율은 20.9%(정규직 15.5%),1천명 이상 기업은 33.3%(정규직 25.1%)였으며 관리직비율도 공기업 2.6%,1천명 이상 기업 4.3% 등에 불과했다. 개정안은 또 여성고용비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하는 기업의 경우 여성고용목표 및 여성고용확대를 위한 시행계획(액션프로그램)을 수립, 제출토록 했다. 만일 보고서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업계 사정을 도외시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강제적 규제조치로 고용률을 올리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기업의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능력위주가 아닌 성별위주 선발은 기회평등 원칙에 위배돼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등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