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처럼 둘둘 말 수 있는 특수 플라스틱 소재의 스피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피앤아이는 지난 200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발한 두루마리 기술을 이용해 하루 1만여장에 이르는 두루마리 스피커 양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피앤아이 대표인 고석근 박사가 지난 200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재직때 개발한 것이다. 피앤아이는 KIST의 1호 벤처회사로 KIST가 이 회사의 지분 30%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피앤아이는 스피커 제조업체들을 통해 오는 7,8월께 두루마리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루마리 스피커는 표면개질(表面改質) 기술로 특수처리한 압전(壓電) 플라스틱을 이용한 필름형태다. 전기신호를 압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압전 플라스틱을 사용해 얇게 만들어져 두루마리처럼 말아 휴대할 수 있으며 필요한 때 펼쳐서 벽에 붙여 오디오 기기와 연결해 음악 등을 들을 수 있어 휴대하기 간편하고 가벼운 장점이 있다. 두루마리 스피커에 적용된 표면개질 기술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재료의 표면 성질을 바꾸는 기술로 고 박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금속 등 전도성 물질이 붙지 않아 스피커 소재로 사용할 수 없었던 이소불화비닐(PVDF)을 압전성질을 가지도록 했다. 이 두루마리식 스피커는 상온에서 PVDF 필름의 표면을 물에 친한 친수성으로 바 꿔 전극을 만들어 전기신호가 곧바로 압력으로 전환돼 스피커로 작동하는 원리다. 기존의 스피커는 음향을 전기신호로 바꿔 전자석의 작용으로 스피커의 진동판이 떨리면서 공기를 진동시키는 구조로 원추형의 모양을 가진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구 조였다. 이 회사의 한 성 박사는 "필름식이므로 모양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스피커 표면에 연예인 사진 등 원하는 그림을 인쇄할 수도 있다"며 "깃발, 액자, 원통형 등 다양한 형태의 두루마리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