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자 경쟁이 3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그 주인공은 마틴 펠드스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장,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의장 지명자 등이다. 차기 FRB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소유한 인물들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펠드스타인(65)은 1982~84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CEA 의장으로 활동했으며,하버드대 교수를 지내면서 현재 미국 경제를 주름잡는 유명 경제학자와 관료들을 대거 길러낸 장본인이다. 펠드스타인은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물이지만 회계부정에 휘말린 보험회사 AIG의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허버드(46)는 1991∼93년 재무부에서 세금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부시 1기 정권에서 CEA 의장을 역임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지난 2003년 단행한 감세안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다. 그러나 허버드는 월가와는 다소 교분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버난케(51)는 세 후보 중 금융시장과 가장 친숙한 인물이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2년 8월 FRB 이사로 발탁됐던 버난케는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만 놓고 보자면 버난케가 그린스펀의 후계자로 가장 유력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