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시험에 논술까지…학생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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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형에서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높아지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를 적용받는 고등학교 1학년 중간고사가 28일을 전후해 시작되자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한결같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험 문제의 난이도 방식 등이 기존의 시험과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28일 여의도고 광문고 혜성여고 등 에 따르면 이번 중간고사에서 과목당 문제수가 대폭 늘어났고 문제마다 배점이 제각각이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소수점 단위까지 배점을 다르게 했다. 쉬운 문제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역배점제' 도입을 검토하는 학교도 있었다. 시험의 난이도도 대체로 높았다는 평가다.
학교들이 이같이 문제의 출제 방식을 바꾼 것은 만점자나 동점자가 가급적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 고교 1학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기재 방식이 '원점수+석차등급제'로 변경돼 내신성적을 매길 때 동점자(동석차)에 대해서는 중간석차를 적용해 등급을 매기도록 했기 때문이다. 중간석차는 '석차+(동석차 명수-1)/2'로 계산하는데 50명이 응시한 학급에서 만점자가 8명 이상이면 모든 문제를 맞혔는데도 모두에게 2등급이 주어진다.
광문고 김영성 교감은 "1학년생의 경우 상대평가로 9등급을 매겨야 하기 때문에 동점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며 "출제교사들이 난이도를 조절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늘어난 문제와 새로운 시험방식이 가장 곤혹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학처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목의 경우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지 못한 학생이 속출했다. 국어뿐 아니라 영어시험에까지 논술·약술문제가 나오면서 이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혜성여고의 정용호 교사는 "국어뿐 아니라 영어에서까지 논술·약술 문제가 출제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정답을 쓰는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1 문제가 고2 문제보다 어려운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문제가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문제가 어렵다 보니 학원 등 사교육의 도움을 받겠다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원외고 1학년 이모군은 '이번주 초 중간고사가 끝났는데 문제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시험 성적이 나쁜 과목은 별도의 학원 수업을 받아 보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