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과거 추기경 시절 타던 폭스바겐 중고차 가격이 인터넷 경매에서 시세보다 14배 높은 14만유로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28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1999년산 수동형 2천cc급으로 누적 주행거리가 7만5천km인 이 중고차는 시세가 8천∼1만유로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경매업체 e베이의 독일사이트에서 경매가 시작된지 3일째인 28일 오후 현재 14만5천50유로(약 2억원)까지 치솟았다. 경매 종료시점이 내달 5일이어서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e베이 사이트에는 교황이 탔던 차라고 해서 냉각수가 '성수(聖水)'일리도 없고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때 굴뚝의 연기처럼 하얗고 검은 배기가스가 나올 리도 없다며 가격 급등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글도 올라와있다. 현재 이 중고차의 소유주는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거주하는 공익 근무요원인 벤야민 할베씨(21)로 지난 1월 지겐시의 중고차 업자로부터 구입했다. 할베씨는 "매입 당시 업자가 '이 차를 모는동안 영혼의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서류를 보고 교황이 타던 차인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차를 라칭거 추기경이 직접 운전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가톨릭 관계자들에 따르면 라칭거 추기경은 20여년 전 바티칸에 입성한 이후 운전면허를 따지 않았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판매업자인 쿠르트 슈나이더 씨는 "라칭거 추기경의 개인비서가 독일 지겐 출신으로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차량을 구입해왔다"며 "이 폭스바겐 충고차를 새 교황께서 실제 운전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