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늉뿐인 교육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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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의미 깊은 행사를 가졌다.김진표 교육부총리부터 모든 실.국장, 산하 기관장등 3백여명은 '정부 혁신 과제'의 핵심인 직무성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직무성과관리계약'을 체결하면서 혁신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약 20분간에 걸친 협약체결식이 끝나고 여러차례 기념사진을 촬영한뒤 부총리와 실.국장들은 약속이나 한 듯 대회의실을 빠져나갔다.
5분 뒤엔 '정부 혁신'을 주제로 한 삼성SDI 홍순직 부사장의 강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실.국장이 빠져나가자 이번엔 대다수 과장들이 그 뒤를 이었다.눈치를 보던 직원들까지 하나둘씩 사무실로 옮기기 시작했다. 정작 홍 부사장 강의가 시작될 무렵엔 대회의실에는 1백명이 채 안되는 직원들만이 남아있었다.특히 국.실장들이 앉았던 앞쪽 4줄은 텅 비어있어 을씨년스러울 정도였다. 홍 부사장을 소개하면서 "어렵게 초빙했다"는 교육부 혁신기획관의 말이 빈말처럼 들렸다.
홍 부사장은 '정부가 달라져야한다'는 요지의 강의를 1시간 가량 했다.
산업자원부 과장을 지내다 10년전 삼성그룹으로 옮긴 그는 겪은 삼성과 정부의 다른 점을 예를 들어가며 후배 공무원들에게 설명했다.많은 공무원들이 귀을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일 만큼 살아있는 강의였다.
강의가 끝난 뒤 실.국장들의 일정을 확인했더니 대부분 강의가 있었던 시간에 특별한 회의나 대외 행사는 없었다.
'혁신'은 '국가균형발전'과 함께 참여정부의 핵심 키워드다.
이날 강의가 열린 정부중앙청사 곳곳에는 '혁신'을 강조하는 문구들이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문득 정부 혁신은'윗분'들이 아닌 아랫직원만의 일인지 궁금해졌다.
김현석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