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각종 '테마'들도 무기력해지고 있다. 29일 코스닥시장에서 도들샘은 13.11% 떨어진 1천60원에 마감됐다. 이날 농우바이오도 0.75%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오전 "한국 김치가 조류 독감에 특효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알려지자 한때 강세로 돌아서며 관련 테마를 형성하는 듯 했지만 매물에 밀려 힘없이 주저앉았다. 이처럼 테마주들이 관련 재료 부각 이후 반짝 강세를 보이다가 약세로 돌아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순환매수세를 끌어들이면서 3~4일이나 길게는 일주일 이상 강세 행진을 벌이던 평소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양상이다. 약세장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관련 테마 역시 단기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으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관련 테마가 거론되는 시점을 오히려 매도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던 바이오 테마도 약세장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암 진단 시약 개발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새로운 테마주로 부상하는 듯 했으나 불과 2~3일만에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27일 바이오 산업 진출을 밝히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던 국제정공은 불과 하루만에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29일에도 6.12%나 밀렸다. 한국기술투자도 지난 27일 투자회사의 C형 감염치료제 개발소식으로 강세를 보이다 장 후반 상승폭을 줄였으며,다음날부터 연일 약세를 이어갔다. 암진단용 CD의 제조권을 획득해 주목을 받았던 케이디미디어도 하락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최고의 테마로 꼽혔던 줄기세포주들도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산성피앤씨 조아제약 마크로젠 이노셀 등은 29일 모두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며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종목은 시장의 관심권에서도 점점 멀어지면서 무엇보다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연초 1천만~2천만주를 넘나들던 조아제약의 최근 거래량은 하루 2백만~3백만주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마크로젠 역시 80만~90만주 수준에서 20만~30만주 선으로 떨어졌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연초 테마주 급등 때 추격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매도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최근에는 테마가 부각되면 이 기회를 활용해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