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이후 소폭 매수우위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최근 이틀간 2천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9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8백6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날 1천2백61억원어치를 팔아 이틀동안 2천1백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 주 외국인 매도규모는 2천3백46억원으로 한주 전(4백8억원)의 6배로 확대됐다. 외국인의 매도확대는 특히 해외펀드 자금유출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한국관련 4개 펀드에서 3억9천만달러가 빠져나가 2주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이 중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간 것은 7천9백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증시에서도 지난주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로 전환돼 국제자금시장의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장창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투자자들이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외국인 매도공세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김기수 전무는 "1분기 실적둔화와 미국경제 불안이 겹치면서 매도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어닝시즌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인 원화강세가 예상되고 미국경제도 불안하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는 이른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것"이라며 "주가가 900에 근접한 지금부터는 매수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강신우 부사장도 "내수경기의 바닥이 확인되고 나면 외국인들은 다시 매수세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