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 둔화)에 빠진 데다 중국 위안화 절상 임박설까지 겹쳐 환율 1천원선이 사흘만에 다시 붕괴됐다. 금리도 3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을 위협받았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원50전 급락한 9백97원10전에 마감됐다. 지난 25일 7년 반만에 종가 기준으로 1천원이 무너진 뒤 27일 1천원을 회복했으나 다시 9백원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에 비해 1원 오른 1천3원60전에 거래를 시작,오전 한때 1천4원90전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후 2시 이후 노동절(5월1일) 연휴를 전후해 위안화 평가절상이 단행될 것이란 소문이 아시아 금융시장에 퍼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원.달러 환율도 동반하락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절상설로 해외 투자은행들과 국내 시중은행들이 손절매물을 쏟아내 낙폭이 커졌다"며 "월말임에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세는 약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미국 경기둔화 여파로 한국 수출도 주춤할 것이란 우려 속에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연 3.76%로 0.05%포인트 내렸다. 이는 지난 1월20일(연 3.73%) 이후 최저치다. 종합주가지수도 해외발 악재로 장중 900선을 위협받는 등 나흘째 하락,911.30으로 전날보다 6.43포인트(0.70%)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6.77포인트(1.57%) 내려앉은 424.40으로 밀려났다. 전날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근 2년 중 최저치로 나타나며 미국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개장 직후부터 매물을 쏟아내며 8백60억여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