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범죄로 꼽히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대법원이 29일 역대 최고액인 총 23조원대의 추징금과 관련 임직원들의 유죄를 확정했다. 23조원의 추징금은 법원이 부과한 추징금과 벌금을 통틀어 재산형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추징금은 각각 2천2백5억원,2천6백29억원이었다. 대법원은 대우사태가 발생한 지난 99년10월 중국 자동차부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종적을 감추고 해외에서 도피 중인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을 사실상 사건 공범으로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는 이날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사기대출,불법외환 거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병호 전 ㈜대우 사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병주 전 ㈜대우 사장과 이상훈 전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김영구 전 대우 부사장,이동원 대우 영국법인장,김용길 전 대우 전무 등 5명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대우사건 피고인들의 국내 자금 해외유출 및 불법 외환거래 혐의와 관련해 대우그룹 임원 7명에게 물렸던 항소심 단계의 추징금 24조3천5백58억여원 중 항소심에서 무죄가 인정된 부분을 감안해 1조3천2백억여원을 감액한 23조3백58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 피고인이 대우차 재무제표 작성 권한을 가진 대표이사로서 회계 분식 규모에 대해 김우중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김우중 등과 공모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범죄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