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경영 위기를 겪은 이후 최근 1∼2년간 국내 신용카드 업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상품이 바로 체크카드다.한국 체크카드 시장의 경우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발급매수나 사용액이 늘어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 1·4분기중 발급된 체크카드는 총 6백42만6천장으로 전년 동기대비 1백89.7%가 늘어다. 체크카드 이용액도 9천6 백5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백82.1%나 증가했다. 체크카드 시장의 이같은 성장세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현상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트렌드다.이같은 추세를 반영,전세계 신용카드사의 연합체인 비자인터내셔널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비자 글로벌 데빗 포럼’(Visa Global Debit Forum)을 개최했다.전세계 1백여개 회원사 대표가 참여한 이번 포럼에서는 세계 체크카드 시장에대해 조망하고 체크카드 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이 이뤄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체크카드 성장세 비자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1천6백만장에 불과했던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2002년 2천5백만장 △2003년 3천5백만장 △2004년 4천4백만장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비자인터내셔널은 체크카드의 이같은 추세로 미뤄 오는 2007년에는 체크카드 발급장수가 9천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발급장수가 증가함에 따라 체크카드 이용액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1년 43억달러였던 비자의 체크카드 이용액은 2004년 말 94억7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오는 2007년에는 1백70억9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자인터내셔널측은 앞으로의 성장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근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현금사용액이 현저하게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비자 아시아·태평양본부의 제임스 머레이 부사장은 "일부에서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지만,신용카드가 아닌 현금 사용자들이 체크카드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신용판매 매출액을 넘어선 체크카드 지난 2003년 전세계 체크카드 신용판매 매출액은 전체 신판 매출의 51%를 차지해 49%를 기록한 신용카드를 앞질렀다. 작년에는 이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세계적으로 발생한 3조달러의 신용카드 신판매출 중 체크카드 매출이 54%를 차지했다. 신용카드는 46%에 머물렀다.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를 제치고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비자의 체크카드는 지난해 전세계 1백33개국에서 발급됐으며,전세계 인구의 4%가 체크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적 성장도 병행돼야 비자측은 "체크카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발맞춰 각 회원사들도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신상품 및 마케팅 기법 개발 타깃 고객군(群)의 세분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게 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을 예로 들면 지난해 중국 초상은행(China Merchats Bank)은 프라이빗 뱅킹(PB)을 주로 이용하는 고액 자산가들을 겨냥해 골드 및 플래티늄 체크카드를 내놨다. 체크카드의 경우 카드를 만들려면 반드시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서 볼 때 골드 및 플래티넘 체크카드는 우량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골드 체크카드의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도 이 상품을 도입했다. 비자 아시아퍼시픽의 빅터 김 차장은 "한국의 몇몇 은행들도 플래티넘 체크카드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에서도 이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자인터내셔널의 존 크레스기 수석 부사장은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의 질이나 종류 등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태국 방콕=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