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 ‘봄볕’이 완연해 지고 있다.


6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4개사가 지난 1·4분기 중 작년 한햇동안 거둔 순이익을 뛰어 넘거나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던 현대카드도 1·4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달 월별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돼 카드업계 전체가 흑자 기조에 들어설 전망이다.


은행계 카드사들도 지난해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흑자로 전환돼 이제는 은행에 수익을 올려주는‘효자’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카드사들은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가진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개발,소비자들의 구미를 끌어 당기고 있다.


그동안 구박덩어리로 전락했던 카드가 잘만 사용하면 혜택을 듬뿍 볼 수 있는 '유용한 신용수단'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전업계 카드사 흑자폭 확대


보수적인 경영으로 일찌감치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롯데 신한 비씨카드 등 3개사는 지난 1.4분기 순이익 규모가 작년 한 해 순이익보다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해 58억원의 흑자를 냈던 신한카드는 1.4분기 실적 집계 결과 1백20억~1백3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씨카드도 작년 한 해(67억원)의 2배 수준인 1백2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4백12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이익(5백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LG카드도 올 들어 1조원 유상증자 등에 힘입어 1.4분기에 1천4백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도 올 들어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3월 1조1천6백억원의 증자로 '실탄'을 확보한 삼성카드는 3월 말에 1조5천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일시에 적립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부담에서 벗어나 4월 중 2백억원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2천1백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현대카드도 올 1.4분기에 5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3백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도 호조


은행계 카드사업부문은 대부분 이미 작년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자금력을 가진 은행들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일찌감치 부실을 털어낸 덕분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카드'는 작년 상반기부터 차근차근 흑자를 내고 있다.


조흥은행의 '조흥카드'는 은행실적을 작년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기업은행 신용카드의 경우 은행 카드부문 중 가장 먼저 흑자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 씨티은행과 제일은행은 일찌감치 부실을 털고 전업계 카드에 한발 앞서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수익구조도 개선


단순히 카드사들의 실적만 개선되는 게 아니라 수익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고금리로 카드사의 주수익원이 돼왔던 현금서비스가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일시불 할부 등 신용판매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신용불량자수가 감소함에 따라 현금서비스를 통한 '돌려막기'가 줄어들고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인 데 따른 것이다.


삼성 현대 LG 등 대형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비중은 연간취급액(영업실적)을 기준으로 현금서비스를 단연 압도하고 있다.


카드발급이 봇물을 이뤘던 2∼3년 전만 해도 현금서비스 비중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5%까지 육박,수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작년 말 기준으로 현금서비스가 영업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10%대까지 줄었다.


이와 함께 무보증신용대출인 카드론도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2~3년 전 카드사마다 10%대까지 치솟았던 영업실적 비중이 지난해 말 대형사를 기준으로 2%대까지 떨어졌다.



○새로운 마케팅 시작


카드사들의 실적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이에 힘입어 신상품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상품과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


고객들로선 잘만 고르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은 특히 연중 최대 '대목'인 5월을 겨냥한 발빠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점과 제휴해 5월 중에 각 업체별로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3개월 무이자할부를 계획하고 있다.


씨티 조흥 제일 기업은행 등도 은행의 특징을 살린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