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 볼이 그린에 올라갔는데 홀까지는 20m정도 남았다. 동반자들은 퍼트거리가 멀기 때문에 '설마 홀속에 넣겠느냐'는 심산에다 A가 홀 위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깃대를 뽑지 않고 홀속에 꽂힌 채로 두었다. 그런데 A가 퍼트한 볼이 홀을 향해 똑바로 굴러가지 않는가. 그래서 동반자 B는 헐레벌떡 뛰어가 깃대를 뽑아들었다(사진). 홀에 꽂혀 있는 깃대를 맞히면 A가 2벌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B의 행동은 정당한가. 그렇지 않다. 깃대를 잡거나 뽑으려면 볼을 치기 전에 해야 한다. 처음에는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볼이 움직이고 나서야(퍼트한 뒤에야) 홀쪽으로 가서 깃대를 잡거나 뽑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깃대를 뽑은 사람,즉 B에게 2벌타(매치플레이는 그 홀의 패)가 주어진다. A의 캐디가 그렇게 행동했다면 물론 A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다만 볼을 치기 전에 미리 깃대를 잡고 있다가 친 후에 뽑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규칙 17조)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