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휴대인터넷 사업을 포기한 진짜 이유는 뭡니까?" 요즘 통신업계나 정보통신부 사람을 만나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지난달 26일 하나로텔레콤이 갑자기 휴대인터넷 사업을 않겠다고 발표한 속내를 아는 대로 얘기해달라는 것이다. "기업이 이사회를 거쳐 사업을 접겠다고 했으면 그 뿐 아니냐"고 답해도 "선수끼리 왜 이러느냐"면서 "보도용 얘기 말고 뒷얘기를 좀 해달라"며 집요하게 캐묻는다. 짐짓 모른 체 하면 상대방은 "이런 얘기가 있는데 아느냐"며 '해설기사'를 쏟아낸다. 얘기는 여러 갈래지만 요점은 비슷하다. 하나로텔레콤의 외국인 주주들이 장기투자가 필요한 휴대인터넷 사업을 꺼렸고 결국 이사회에서 자기들의 뜻을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10년간 1조원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을 외국인 주주들이 좋아할 리 없고 결국 비토권을 행사했다는 '장기투자 기피설'이 대부분이다. 단기 이익과 배당에만 신경 쓰는 외국인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이 거부하면 하나로텔레콤의 장기투자사업은 어렵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어 휴대인터넷을 포기했다는 하나로텔레콤의 발표는 그야 말로 언론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나타난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를 감안하면 외국인 주주의 비토설은 1백% 정확할 것"이라며 못질까지 한다. 하나로텔레콤으로선 곤혹스럽게 됐다. 한두달 전만 해도 휴대인터넷이 유망하다고 해놓고 갑자기 사업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정통부에 유감을 표명하며 목소리를 낮춘 것도 변명이 궁색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일 게다. 사업 포기를 밝힌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하나로텔레콤의 반응은 그대로다. "사업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외국인 주주가 비토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요지부동이다. "이사회가 결정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하니 더 물어본들 소용이 있겠는가. 고기완 IT부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