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경제특강] 미국 환율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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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국이 경제여건에 비해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운용하는 무역장벽보고서는?
㈎베이지 북 ㈏그린 북 ㈐무역장벽보고서 ㈑환율보고서
【2】1976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는 국제통화제도는?
㈎브레튼 우즈체제 ㈏킹스턴 체제 ㈐스미소니언 체제 ㈑플라자 체제
【3】미국의 각종 수입제한 장벽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명령으로 발동되고 있는 조치는?
㈎201조 ㈏301조 ㈐슈퍼 301조 ㈑스페셜 30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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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 으로 포함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의 환율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통화가치를 시장에 의해 결정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개입해 자유무역질서를 왜곡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매년 발표하는 일종의 무역장벽보고서다.
환율은 재정정책 혹은 통화정책과 달리 다른 교역국 통화와의 교환비율이기 때문에 자국의 경제 여건을 무시하고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유지(대개는 낮게 운용)할 경우 다른 국가에 영향(피해)을 주는 근린궁핍화(beggar thy neighbor) 현상을 빚기 때문이다.
미국의 환율보고서를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국제통화제도 변천사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필요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통화제도는 △브레튼 우즈체제(1945~1971년) △스미소니언 체제(1971~1976년) △킹스턴 체제(1976년 이후~현재)로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된다(용어풀이 참조).
1976년에 열렸던 킹스턴 회담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의 통화가치를 원칙적으로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하기로 합의하고도 여전히 시장에 개입하는 국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런 국가를 대상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해 적극적으로 규제해 나가면서 변동환율제와 자유무역질서를 창달하는데 기여해 왔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미국이 이런 환율보고서를 자국 이익과 철저하게 결부시켜 운용해 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보고서 내용을 검토해 보면 최근처럼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될 경우 무역불균형이 심한 국가를 대상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해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번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은 1994년에 위안화 가치를 이전 수준보다 45% 절하한 '1달러=8.28위안'을 중심환율로 운용해 오고 있다.
그 후 중국은 만성적인 무역적자국에서 대규모 흑자국으로 전환됐다.
만약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지금까지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놓고 벌여온 통화마찰이 무역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국가든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되면 행정명령으로 발동되는 슈퍼 301조에 따라 미국 내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이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위안화 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놓고 벌이는 통화마찰이 무역분쟁으로 악화될 경우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는 보호무역주의로 치달으면서 침체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할 것인가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고, 그동안 위안화 절상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던 중국이 지난 4월 이후에는 전향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간에 우리는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 가능성에 대비해 놓아야 한다.
우선 미국으로부터 높아질 통상압력에 대비해야 한다. 이 과제는 현재 미국과 의 통상현안과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통상압력을 가할 때에는 국제무역상의 상호주의 원칙을 들어 우리에 먼저 통상압력을 높이는 것이 관례였다.
중국의 정책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상되면 원화 가치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반사이익을 예상하는 분석이 있으나 요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아시아의 통화를 위안화와 동일시하는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또 중국으로부터 통상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상압력이 높아지면 중국도 어떤 형태로든 다른 국가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화교계 국가를 제외한 역외국가 중에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규모가 가장 큰 상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