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유통시장 알면 월마트도 안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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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K마트 등 수 많은 경쟁자들이 몰락한 가운데서도 코스트코 등 일부 업체들은 서비스 및 가격 차별화로 시장개척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 '비즈니스2.0'은 1일 월마트란 거대 공룡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성장을 거듭했던 코스트코 등 미국 유통업체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월마트의 약점을 공략하라
일정액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에게 물건을 싸게 파는 코스트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할인점은 경쟁업체인 월마트의 회원제 할인점 샘스클럽과 비교해 미국 내 매장이 2백18개나 적지만 작년 4백81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샘스클럽(매출 3백70억달러)을 앞질렀다. 지난해 순이익도 8억8천만달러로 샘스클럽(2억달러)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코스트코의 성공 비결은 샘스클럽이 소홀히 했던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 이상의 자영업자 계층 등을 집중 공략한 데 있다.
예컨대 코스트코의 상품 수는 샘스클럽의 절반인 4천개에 불과하지만 상품의 질은 샘스클럽을 앞선다.
백화점에서 2천달러에 팔리는 카르티에 명품 시계를 코스트코는 1천3백달러에 판매한다. 이에 따라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을 대거 확보하게 돼 작년 매장당 평균 매출액이 1억1천5백만달러로 샘스클럽(6천7백만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극한의 가격 경쟁력을 갖춰라
월마트의 최대 장점은 낮은 가격이지만 달러트리란 유통업체는 바로 저가를 앞세워 월마트의 파상공세 속에서 살아남았다.
1달러 이하의 물건만 파는 달러트리는 현재 미국 전역에 2천7백35개 매장을 갖추고 있다. 작년에 3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특히 영업이익률은 9.7%로 월마트(5.9%)보다 높다.
1달러짜리 상품을 구하기 위해 달러트리는 재고품이나 주문 취소 등으로 버려지는 물건들을 주목해 확보하는 전략을 폈다.
일례로 작년 한 유통업체가 2t 규모의 프링겔스의 감자칩 주문을 취소하자 즉각 헐값에 사들여 불과 몇 주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달러트리 고객이 늘어나자 클로락스나 P&G 같은 대형 소비재 업체들도 달러트리 전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서비스를 차별화하라
스포츠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딕스는 PGA(미국프로골프협회)소속 프로골퍼 2백명을 고용하는 등 스포츠 전문가를 대거 활용해 서비스 차별화에 성공했다.
월마트의 스포츠용품 판매량은 작년 60억달러로 딕스(21억달러)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딕스는 고가제품을 구매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딕스의 작년 매출액 증가율은 34%로 월마트의 스포츠용품 매출 증가율(16%)보다 훨씬 높았다.
스포츠 전문가들이 매장에 직접 나가 개인 골퍼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권유하고 골프 지식을 전수해주고 있으며,자전거나 테니스채를 수리해 주는 등 월마트에선 상상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틈새시장을 찾아라
월마트의 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체는 슈퍼마켓 체인이었다. 하지만 미국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브얼랏은 1천2백50개 매장을 통해 작년 42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7%씩 성장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3.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업체의 성장비결은 가격이 비싼 유명회사의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고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 좋은 개인 브랜드를 집중 육성한 데 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75%는 생산자인 개인의 상표를 부착하고 있다. 세이브얼랏 최고경영자(CEO)인 빌 모건은 "내 장모의 브랜드가 달린 제품도 판매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회사 제품은 미국 내 슈퍼마켓 평균 가격보다 40% 싸고 월마트의 음식료품 매장보다도 15% 낮다. 소규모 점포에 개인 상표를 고집하면서 동네 슈퍼의 강점을 극대화시켜 서민층을 확고하게 장악한 것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