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인 박창식군(18)은 귀가 후 학교에서 어울렸던 친구뿐만 아니라 자주 만날 수 없는 동창들과 컴퓨터로 채팅을 한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도 수시로 교환한다.


긴 문자보다는 의성어 의태어 등 디지털 언어를 주로 사용한다.


박군에게 컴퓨터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는 놀이기구이자 의사소통 수단이다.


제일기획은 1일 박군과 같은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13~24세의 중·고·대학생을 포스트 디지털세대로 규정하고 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특성을 조사한 '포스트 디지털세대(Post Digital Generation)'를 내놓았다.


제일기획은 보고서에서 PDG에서는 '편리'와 '개인주의'로 대변되는 초기 디지털세대와 달리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등 아날로그적 가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PDG는 초기 디지털세대의 '고립된 개인'으로부터 '집단 속의 개인'으로 진화하며 라이프 스타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보다 내가 우선이다'라는 질문에 PDG는 44.3%가 긍정적으로 응답,초기 디지털세대(47%)에 비해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남들이 하지 않는 것도 내가 좋으면 한다'는 질문에는 60.3%가 긍정적 반응을 보여 디지털세대(56%)와 아날로그세대(35.4%)보다 더 높았다.


공동체를 중요시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싶어하는 셈이다.


이런 성향으로 이들은 소비생활을 할 때 최신 제품에 강한 구매 욕구를 보이고,다양한 디지털 정보원을 통해 제품 및 할인 정보 수집에 적극성을 띠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서 응답자의 46%는 '최신제품을 소유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PDG의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여섯가지 핵심 코드를 'H·E·A·R·T·S'로 표현했다.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표현(Expressionism),시각적(Anti-literality),낙천적(Relaxed Mindset),트렌드의 주체적 수용(Trend-independence),즉시성(Speed) 등이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간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문자보다는 이미지와 비주얼을 좋아하는 성향을 나타냈다.


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낙천적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 유행을 맹목적이 아닌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무슨 일을 하든지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는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을 할 때 PDG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사는 "디지털시대의 새 주역인 PDG의 다양한 속성에 어울리는 마케팅 기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인간관계 수립을 후원하고 남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욕망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감정이입이 된 의성어 등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경로를 이해하고 제품 등을 직접 만들도록 후원하는 전략도 좋다고 덧붙였다.


제일기획은 PDG의 속성에 맞는 마케팅 성공 사례로 싸이월드와 올림푸스 광고,MSN메신저,디젤청바지 등을 꼽았다.


제일기획은 중·고·대학생 남녀 표본을 선정,1차로 관찰 조사한 후 서울 거주 13~49세 남녀 8백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조사해 PDG의 특성을 분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