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염호의 고광욱 우루무치 법인장(48)은 '중국 서부의 염호(소금 호수)에서 금을 캐는 사람'으로 통한다. 중국의 서쪽 맨 끝에 위치한 신장자치구에서 '무수(無水)망초'를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염호에서 채취한 원료를 가공해 만드는 무수망초는 염료 세제 유리 제지 시멘트 등의 제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경공업 제품의 쌀"이라고 소개했다. 이 공장은 한화그룹이 지난 96년 현지 국영기업과 합작투자해 설립했다. "일반 가격의 3배에 이르는 철강용 저염도 망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루무치는 세계에서 바다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라며 "제일 가까운 톈진항구까지 3천5백km 떨어져 있어 물류비가 만만치 않아 고부가가치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물류비가 원가구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올해로 3년째 우루무치 법인을 이끌고 있는 고 법인장은 "서부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물류부담이 큰 아이템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P&G에 세제용으로 공급하는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품질을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면적이 한국의 12배에 이르는 신장은 카자흐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옛 실크로드의 요충지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면화 등 자원이 풍부하다. 따라서 대 중앙아시아 수출 전진기지를 세우거나 자원 가공에 관심있는 기업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장의 외국인 교육환경 등이 열악한 탓에 베이징에 가족을 둬 '이산가족'이 됐다는 그는 "외로운 게 가장 힘들지만 그 덕에 김치보다 양고기를 좋아하게 됐다"며 "현지화돼버린 것 같다"며 웃었다. 한화염호는 2002년부터 주말 한글학교를 운영하는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신장자치구에 투자한 한국기업은 최근 SK텔레텍이 공장기공식을 가진 것을 포함해 20여개가 채 안된다. 우루무치(신장자치구)=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