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금이 변할 때다] (10) "상대마음 읽어야 노사협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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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상이란 사람의 마음을 잡아가는 과정입니다.조급해 하거나 무시하거나 강요하면 협상은 그 순간부터 깨지게 돼 있습니다.성심성의껏 협상에 임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사적(私的) 조정의 대가인 배인연 공인노무사.그는 노사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감정과 사고,의사방식 등이 나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야 마음을 움직여 타결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5월 택시노동자가 분신하면서 시작된 정오교통의 노사분규를 3백34일 만인 지난달 7일 극적으로 타결시켜 사적 조정 대가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배씨가 정오교통 사태에 개입해 수십차례의 조정회의를 거쳐 분신 노동자에 대한 치료비 지급 2억원 등의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사적 조정이란 노동위원회와 같은 공적 기관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노사분규를 조정,해결하는 기능을 말한다.
주로 공인노무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외국에선 사적 조정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사적 조정에 대한 관심이 적어 일부 사업장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노사 양측이 만족해야 조정이 성립되기 때문에 기간은 평균 6개월정도로 긴 편이다.
배 노무사는 노조만 보면 겁을 내는 사용자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나긴 협상과정을 거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나면 이러한 우려가 말끔히 씻겨 노조에 대해 자신감마저 갖게 된다고 분석한다.
배 노무사는 협상기술의 첫 번째 원칙으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과 협상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면 협상은 깨지게 된다는 것.
또한 노사를 같은 입장에서 바라보고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협상을 원활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근거를 제시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속임수나 심리적 압박이 아닌 공정한 수단을 사용할 것도 주문한다.
배 노무사는 지난 99년부터 사적 조정에 발을 들여놓아 지금까지 효성컴퓨터,한컴기술지원,동원산업,근영전자통신 등 14개 사업장의 조정을 성공시켰다.
사적 조정에 나서고 있는 다른 공인노무사들의 성공건수가 1~2건에 그치는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