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되며 사실상 2년 만에 처음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분기 전환 시점 등의 일시적 요인도 있지만 환율하락(원화가치 절상)의 후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수입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J커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J커브 효과는 환율이 떨어진 초기에는 수출단가가 높아져 수출액이 늘어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출물량이 줄고 수출액이 감소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통관기준으로 2백31억5천만달러를 기록, 작년 4월(2백14억8천만달러)보다 7.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수입은 2백11억9천만달러로 전년 4월(1백88억3천만달러)보다 12.5%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9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26억5천만달러)보다 6억9천만달러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 3월 14억6천만달러보다는 무역수지 흑자가 5억달러 늘었다. 수출이 한자릿수 증가에 머문 것은 최근 2년동안 2003년 5월(3.5%)과 올 2월(6.6%)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지난 2월은 설 연휴가 끼여 조업일수가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사실상 23개월 만에 처음인 셈이다. 신동식 산자부 무역유통심의관은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크게 낮아진 것은 지난해 4월 증가율이 36.7%로 높았던 데다 새 분기가 시작되는 4월이 3월에 비해 수출이 상대적으로 둔화되는 분기 전환 영향 때문이었다"며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내려간 것과 국제 유가가 치솟은 점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특히 환율하락 속도가 일본 등 경쟁국들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 무역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 심의관은 "지난 2003년 말과 대비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절상폭은 16.4%에 이르지만 일본 엔화 절상률은 1.2%에 불과하며 중국은 고정환율제여서 변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본재의 수입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내수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자본재 수입증가율은 11.2%로 2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월 8.8%에 이어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